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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좋아하시나요?

category 대인의 글/대인의 시선 2017. 12. 2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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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동화를 참 좋아합니다. 동화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 따뜻한 감정을 느끼기도 참 좋은 장르의 책입니다.


요즘 같은 경우에는 유아, 아동기 어린이의 지각능력과 학습의 목적으로 나오는 책이 많은데 그보다 저는 예전부터 널리 읽어온 안데르센 동화, 그림동화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들을 더 좋아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스물여섯이 된 지금 읽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눈의여왕, 오즈의 마법사, 어린왕자. 출판사 인디고>



당신이 모르는, 숨겨진 동화 속 아름다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혹시 당신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양철 나무꾼이 왜 심장을 얻고 싶어 하는지 아시나요? 어린 시절 축약된 동화책을 읽었을 땐 알 수 없었던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에는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내 아버지는 숲에서 나무를 베어다 파는 나무꾼이었어요. 그래서 나도 자라면서 자연스레 나무꾼이 되었죠. (중략) 그리고 이내 먼치킨 처녀 중에서 아주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죠. 그 아가씨는 내가 멋진 집을 지을 만큼 돈을 모으면 당장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난 전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을 했죠. 하지만 아가씨와 함께 살던 노파는 아가씨가 평생 결혼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워낙 게으른 사람이라 아가씨가 자기랑 계속 살며 요리와 살림을 해주길 바랐던 거죠. 노파는 동쪽나라 나쁜 마녀를 찾아가 결혼을 못하게 해주면 양 두 마리와 소 한 마리를 바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러자 나쁜 마녀가 내 도끼에 마법을 걸었어요. (중략) 그후로도 마법에 걸린 도끼는 두 팔마저 차례차례 베어버렸어요. 하지만 난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양철 팔을 만들어 달았지요. (중략) 도끼를 다시 미끄러지게 해서 내 몸을 두 동강이 내버렸죠. 그리고 이번에도 양철공이 나를 도와 양철 몸통을 만들고, 관절을 이용해 양철 팔과 양철 다리를 붙여 주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심장을 잃은 탓에 아가씨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몽땅 사라져 버렸어요. (중략) 내가 잃어버린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심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사랑에 빠져 있었을 때 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였어요.” (L.프랭크 바움, 김양미 역, 오즈의 마법사, 인디고, 페이지 68~72 인용.)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이 무뎌진 남자는 그 사랑을 다시 되찾고 싶어서 오즈를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애틋했던 사랑의 감정이 권태를 지나 진정한 이해의 사랑으로 성숙되는 사랑의 진행과정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낸 동화 속 메시지가 잊히는 게 참 아쉽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다시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동화는 다시 읽을 만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가진 동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읽어보면 ‘이게 대체 뭐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극단적으로 케리커쳐 되어 그로테스크한 판타지를 느끼게 합니다. 모든 것을 뱀으로 여기며 알을 지키려는 비둘기, 미치광이 삼월 토끼와 모자장수, 잠만 자는 겨울잠 쥐, 무조건 목을 치라고 명령하는 하트 여왕 등의 등장인물들은 어린아이의 상상력 그대로를 보여주는 흥밀로운 시도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읽으면 환상 공간을 들여다보는 즐거움과 케리커쳐된 캐릭터들의 산만한 재미를 줍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는 마치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읽는 것처럼 인어공주의 안타까운 내적 갈등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 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인어공주는 인간 세상의 왕자를 사랑하여 인간의 모습을 하기 위해 마녀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줍니다. 인어공주는 왕자와 결혼하여 영혼을 나누어 받으면 영원한 영혼을 가질 수 있고 결혼하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운명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인간 세상에 올라간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마녀에게 내어준 탓에 왕자를 구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도 못하고 사랑을 전하지도 못합니다. 왕자가 아름다운 이웃나라 공주를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왕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어공주는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어공주의 언니들은 아름다운 머리칼을 마녀에게 주고 칼을 받아옵니다. 그 칼로 왕자의 심장을 찌른다면 인어공주는 다시 인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왕자를 찌르지 않고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길을 택합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지만 그 안에 주어진 인어공주의 갈등상황은 인어공주 이야기를 더 슬프고 안타깝게 느끼게 합니다.



동화, 다시 읽어보는 건 어떤가요?



어른이 되어 동화를 다시 읽는 다는 건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재발견하는 재미를 줍니다. 어린 시절 이해하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옛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동화. 다시 꺼내어 읽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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